세줄요약:
- 와이프 힘들지 않게 최선을 다함
- 입덧 심화
- 심화 진화
D+10.
입덧이라는 걸 경험해보지 못하는 나로서는 이해되지 않는 신체반응이었고 과정이고 절차였다. 와이프가 친구들과의 여행에서 돌아온 이후, 입덧이 더 심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여행 중에도 많이 먹지 못했다고 하는데, 보내주는 사진에서도 느낄 수 있었다.(여전히 이쁘다고 말해줬다.)
월요일에는 출근하고 저녁회식 후 집에 들어왔는데 와이프는 여행에서 돌아오는 길이라 내가 좀더 빨리 도착했고 강아지와 함께 마중을 나갔다. 나의 알콜 냄새와 강쥐쓰의 체취를 못견뎌하여 집에 들어오자마자 와잎님은 씻고 누우셨고 나는 짐을 대신 풀고 잘 준비를 했다. 결국 알콜냄새 때문에 나는 다른 방에서 취침을 했다.
D+11.
화요일은 내가 휴가를 써서 다행히 일찍 눈을떠 집을 정리하고, 설거지를 하고 빨래를 했다. 바지런히 몸을 쓰면서 하루를 시작했다. 와잎님은 느즈막이 눈을 떠 깔끔해진 거실로 나와 다시 누워계셨고.. 뭐라도 먹여야 하기에 이것저것 제안해봤다. 수박? 딸기? 오렌지? 사실 월요일 저녁 퇴근길에 와잎이 좋아하는 과일들을 미리 사뒀기 때문에 자신있게 제안할 수 있었던 과일들, 이중에 하나만 골라라.. 오렌지를 골라주셨고 생각보다 과일을 잘 못까는 나를 발견하면서 오렌지 한접시를 내드렸다.
점심은 떡국이 먹고싶다 하여 급히 밖에 나가 재료를 공수해왔고 내가 해주려고 했으나 처참한 오렌지를 보고나서인지 본인이 냄새맡으며 요리해야 먹을 수 있겠다는 고마운 얘기와 함께 직접 요리해주셨다. 떡국 맛있게 먹고 다시 눕방. 나도 대충 누워서 시간 때우기.
저녁은 뭘 해줄까 궁리하고 있던 찰나, 죽이 먹고싶단 얘기에 또다시 마트에서 재료를 공수(당근,양파 구매. 고기는 냄새난다 할까봐 빼고 대신 만두를 사옴)하여 죽만들기에 돌입했다. 거실에서 또 잠든 와잎님을 위해 한시간가량 정성스레 끓여만든 죽. 마지막엔 따로 퍼서 계란까지 넣어 계란죽을 해드리고 다행히 맛있게 드셨다. 오후무렵 팀원분이 저녁에 번개를 쳐서 잠시 외출하고 오겠다 얘기하고 세시간 가량 외출하고 귀가. 술을 마셨기 때문에 각방을 쓰겠다 얘기하려고 했는데 이미 쓰러져서 주무시고 계셨다. 여차저차 정리 잘 하고 일찍이 잠자리에 들었다.
(+역시나 글에서는 나를 포장하려는 의도가 다분해 보인다. 사실 크리스마스 이브 아침 일찍, 나는 골프를 치러 갔다왔다. ㅋㅋㅋㅋ 숏게임으로 나인홀 짧게 치러 갔다왔는데, 나름 생각엔 아침일찍 7시에 나가서 10시에 돌아왔으니.. 와잎님 주무시는 동안 알뜰살뜰하게 시간을 썼다 생각한다. 후회는 없다! 미안함 한스푼 정도 있다. 당연히 돌아와서부터는 위에 쓴 글과 같이 집정리 etc를 했다..)
D+12.
역시나 휴일엔 일찍 눈이 떠진다. 더 많이 놀아야 하기 때문에. 일어나서 설거지, 빨래, 청소기(출근하지 않는 날의 루틴이 되었다.) 돌리고 휴식. 와잎님도 평소보다 이른 기침에 먹고싶은 건 없는지 물어봤더니 없다고 하신다.. 바나나 정도 먹겠다고 하여 같이 강쥐쓰 산책 후 바나나, 아이스크림 구입. 아이스크림은 한입 후 못먹겠다 하여 냉동실로 향하고 바나나 한개를 드셨다. 냄새 때문에 속이 좋지 않다고 하여 원인을 찾아본 결과, 어제 내가 만든 죽이 원인이었다.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어 부엌 문을 닫고 적을 처리. 와잎한테 뭘 물어보러 가니 내 몸과 입에서 죽 냄새가 났으리.. 저리 가달라는 부탁에 지금 테이블에 앉아 이 글을 쓰고 있다. 적정 거리두기이와 적막이 이렇게 시작되었다.
크리스마스를 기념으로 야심차게 3주 전부터(미리 준비한 적 처음이다.) 준비한 크리스마스 케이크. 다행히도 바나나 한입 먹고나서 그래도 몇번 떠먹어 주셨다. 머라도 먹는다는 안도감과 함께, 아니 3주전부터 미리 준비한 맛있어서 선주문해뒀던 케이크를 이렇게 버리게 된다는 슬픔이 같이 밀려왔다.(화자는 케이크 안좋아함) 그냥 제일 작은 사이즈로 할껄.. 안그래도 비싼 물가에 케잌이 이리 비쌀 줄 모르고 당당히 주문하겠다 하여 시켰는데.. 속상하다..
오늘의 식사:
바나나 두개, 생크림케이크 한조각의 1/4
'뚝딱스임신일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남편일지) 임신 8주차 와이프 케어 #6. D+28(2025.1.10) (2) | 2025.01.11 |
---|---|
남편일지) 임신 7주차 와이프 케어 #5. D+19(2025.1.1) (0) | 2025.01.01 |
남편일지) 임신 7주차 와이프 케어 #4. D+15(2024.12.28) (2) | 2025.01.01 |
남편일지) 임신 7주차 와이프 케어 #3. D+14(2024.12.27) (0) | 2025.01.01 |
남편일지) 임신 6주차 와이프 케어 #1. D+9(2024.12.22) (3) | 2024.12.2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