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스임신일지

남편일지) 임신 8주차 와이프 케어 #7. D+30(2025.1.12)

뚝딱스홈 2025. 1. 19. 18:03

남편일지) 임신 9주차 와이프 케어 #7. D+37(2025.1.19) 쉽지 안타.

 

세줄 요약:

1. 바이오 리듬처럼 출렁이는 그녀의 히로애락

2. 잘 챙겨먹으면 기분 좋다.

3. 얼마나 갈까..?

 

 

D+29 Ready to Eat.

 

그녀의 컨디션은 생각보다 괜찮아 보이는 듯 싶었다. 솔직히 이젠 잘 모르겠다.

좋을거라고 강하게 본인 스스로에게(와잎님 말고 나) 암시를 걸면서 하루를 시작한다.

아침은 그래도 산뜻하게 요거트 과일 등등으로 시작

식욕이 약간 생기셨는지 그래도 아점을 챙겨 드셨다. 내가 뭘 먹었는지는 중요하지 않으니 패스.

사실 아무거나 잘먹고, 그동안 남은 음식물 처리를 담당하면서 거진 4키로가 찐 것 같다. 산모가 쪄야할 살이 내게로 왔다.

건강한 아빠가 되기 위한 핑계삼아 집 밖으로 나와 헬스장에서 운동을 했다.

원래 가슴, 어깨, 등만 했다면 이젠 스쾃트로 진짜 건강을 챙기기 위한 운동을 시작.. 했다..

(불안한 하체에 출근이 힘들어진다.)

 

운동을 하고 돌아오니 거의 프리셋과 같이 고정석에 앉아있는 두 여성 생명체들. 귀여워서 봐준다.

좋든 싫든 궁뎅이 일부라도 꼭 대고 있거나 턱을 괴고 있어야 편하다고 느끼는 성격.

밥은 잘 챙겨먹고(먹이려고 하고) 움직움직 돌아댕기긴 해도 여전히 집 안에서만.

운동이나 다른 제안은 아직 절대 불가능하다.(하고 혼났다)

역시나 나도 운동하고 돌아와서는 늘어져서 고장난 플스는 냅두고 스위치로 게임이나 하면서 하루를 빈둥빈둥 보냈다.

열심히 자기계발을 해야 할텐데.. 이대로는 안되는데 싶으면서, 어떻게 저 보스를 잡을지 고민하며 잠들기 전까지 게이밍..

후. 나라도 정신 차려야 하는데 부부는 일심동체라고 나도 쳐지는걸 어떻게 하나요. 라고 좋은 핑계가 생겨서 기뻤다.

 

그러는 와중에 또 저녁시간. 이번엔 어떤걸 먹여야 하나 고민하고 있는데 그녀가 짜빠게티가 먹고싶다고 한다.

오호 먹고싶은게 있다면 다행이지! 바로 짜빠게티를 끓였고 단백질을 충분히 보충해주기 위해 계란 두개씩 팍팍.

국물없이는 살 수 없는 그녀. 애기 뒤통수 마냥 털이난 내 무릎이 포인트다.

국물이 먹고싶은 그녀는 직접 오뎅탕을 끓였고 짜빠게티는 내 솜씨. 보기보단 맛이 좋다.

그래도 제대로된 한끼를 맥였다는 기분좋은 사실에 말끔힐 설거지 까지 끝내고 편안한 잠을 잘 수 있었다.

사실 너무 기분이 좋았던 나머지 잠이 오지 않아 새벽 네시까지 게임을 하고 잠들었다.

그래도 뭐 어때. 내가 먼저 일어나는데.

 

D+30. 푸드파이터의 탄생.

 

역시나 주말 아침은 항상 분주하다. 나만. 

마찬가지로 청소, 빨래, 설거지, 기타 등등 집안일을 하면서 질좋은 스피커로 노래듣는게 내 주말의 루틴이 된지 오래.

새벽에 게임을 해서 그런지 나도 조금 늦게 눈을 떴고 노래 소리가 컸던 탓인지 그녀도 예상보다 일찍 기상했다.

갑자기 장을 보러 가자는 그녀. 단지 안에 있는 마트에 가는 것이지만 그래도 움직인다니 이 얼마나 기쁜 일인가!

얼른 갔다오자고 하면서 길을 나섰고 물론 강쥐쓰 산책을 시킬 겸 같이 외출했다.

식사에 진심이신 그녀 / 커피 만들겠다고 오만가지 다 꺼내고 식탁 더럽힌 나

오 그녀가 아점을 해준다고 한다!

동네에 있는 빵 맛집에서 크로아상과 기타 등등을 사왔다. 그녀가 요리할 동안 나는 커피머신을 뽐내보려고 커피 제작 시작.

한번 만드는데 너무 많은 노동이 들고 지저분함을 감수해야 하는 고된 작업임이 분명하다.. 

그래도 이전 수동 커피머신보다는 맛이 있음이 분명하다..! 나름 만족스런 아메리카노와 라떼를 만드는 사이

와잎님은 손수 오믈렛을 준비해주셨고 그럴싸한 브런치가 완성되었다. 

그럴싸한 크레마와 함께 추출된 에스프레소 / 그럴싸한 브런치 완성.

그래도 준비된 음식의 2/3을 다 드셨다. 오늘 생각보다 컨디션이 좋은신데?

음식 먹는 양에 따라 나는 와잎님의 컨디션을 체크하는 버릇이 생겨버렸다. 아침부터 뭘 좀 드시면 그 날은 컨디션 굳.

시작이 좋았으니 저녁까지 컨디션은 좋겠다 생각했으나, 여전히 쇼파에 똑같이 누워 있는 그녀...

그러려니 하면서 나 또한 와잎님에게 전염되어 스위치를 붙들고 늘어지기 시작 ㅋㅋ

근데 갑자기 저녁쯤 되어가니, 와잎님께서 갑자기 스페시픽하게 이케아 폭립이 먹고싶다고 한다..?

그럼 가야지 어쩌겠니. 가자! 라고 얘기하면서 바로 일어나 외출준비를 하고 이케아로 고고!

모자이크 편집툴이 없다.

싱가포르 내 알렉산드리아에 위치한 이케아에 도착했다. 식당은 꽤나 큰 규모고 2층에 위치해 있었다.

먹을 수 있는 테이블이 생각보다 많이 있었는데, 저녁 6:20쯤 도착했음에도 사람들 줄이 굉장히 길게 늘어져 있었다.

그녀가 이 수많은 냄새들을 견뎌내면서 기나긴 줄을 기다렸다 음식을 받고 앉을 테이블을 찾을 때까지 버틸 수 있을까..?

신기하게도, 목표가 있으면 목표만 향해 달려가는 것 같은 그녀는 아무런 낌새 없이 잘 견뎌내더라..

괜한 걱정~

빈 트레이에 접시 두개를 담고 긴 줄을 기다렸다.

나는 그냥 닭날개와 스프만 사먹고(다이어트가 필요하다) 와잎님은 폭립을 주문.

이케아 패밀리 맴버면 폭립+스프 세트를 싸게 먹을 수 있었다. 

배고파서 정신없는 그녀의 손놀림 / 리얼 푸파처럼 남김없이 클리어

다 먹은 사진은 너무 지저분해서 안올리고 싶었지만.. 그녀가 얼마나 열심히 전부다 먹었는지 증빙을 남기고 싶었다.

사진상은 많지 않아 보이는데, 저게 보기보다 양이 많아 배가 불렀다.(옮긴이 피치공주 하나는 클리어 하는 사람)

소화도 시킬겸 얼레벌레 이케아를 구경하고 집에 필요했으나 그동안 사지 못했던 머그와 기타등등을 구매하고 집으로 복귀.

즐겁게 밥먹는 동안 비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고 있어서 와잎님과 나는 머리 빼고 홀딱 젖었지만,

그래도 오랜만에 배부르게 먹고 즐겁게 걷고 얘기하고 쇼핑했던 하루였다.

적어도 하루쯤은 이렇게 주말에 밖에 나와 바람 쐬고 싶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