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딱스임신일지

남편일지) 임신 14주차 0일(하루전) 입덧이 가고 두통이 왔다.

뚝딱스홈 2025. 2. 18. 23:06

남편일지) 임신 14주차 0일(하루전) 입덧이 가고 두통이 왔다.

 

세줄요약:

1. 입덧은 좋아지는 타이밍이 온다.

2. 그 대신, 두통이 찾아온다...

3. 쉽지 않다.

 

 

입덧 가고 두통 왔다.. 착각일 수 있으나 입덧은 많이 없어진 것 같다.

문자열과 책, 글로써 몸이 반응하는 그녀로써는 13주차에 입덧 피크가 지나갈 것이라는 설명이

무색하게 입덧으로 인한 고통이 확연히 줄어드는 것 같아보였다. 구토 증상은 거의 사라진 셈.

근데 또 두통이 찾아왔다. 밤만 되면 화장실에 자주 드나들던 그녀는 갑자기 두통을 호소하기 시작했다.

내가 챙겨보는 책을 다시 확인해보니 구토,멀미, 두통이 올 수가 있다고 그녀를 안심시켜줬는데

심리적으로는 안심한 듯 보였으나 육체적 두통은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괴롭혔다.

뭐 마사지를 하고  얼음찜질을 했으나 효과 미비.. 언제쯤 황금기가 올까?

 


D+63 (2.14 금)

 

오늘은 발렌타인데이. 남자들은 다들 비슷한 것 같다. 미리 준비하기 보단 당일에 처리하기.

 

그러고 보니 이번주는 생각보다 무난하게 지나간 것 같았다.

발렌타인 데이때는, 몰래 풍선이나 챙겨주려고 했는데 집에 와보니 초콜렛이 있었다!

나 근데 초콜렛 별로 안좋아 하는데...? 9년을 연애했음서...?

아마 본인 걸 사면서 내껀 까먹는 것이 미안했을 거라 미루어 짐작 해본다(사진참고)

우선 초콜렛 두알을 구매자 본인께 드시고 고이 냉장고에 넣어뒀다. 힘든 몸 이끌고 본인 간식거리 외

나를 위한 발렌타인데이를 챙겼다니.. 엄청나다..

꽃 대신 풍선(오래가니까..) / 루비는 누구죠?... 여튼 날 위한 초콜렛 / 보다 많이 산 본인 군것질 거리...

 

D+64 (2.15 토)

 

이젠 정말 머리가 굳어버린 것 같다. 그날그날 무슨 일을 했는지 쓰지 않으면

업무 외 기억은 전부 사라지는 것 같다. (업무 내용은 잊으면 돈을 벌 수 없으니까..)

와잎님이 친히 미용실을 예약해주셔서(3주전부터 예약해달라고 부탁해서 겨우 해줌)

묭실에 가는 길 와잎님 운동시키려고 같이가자는 뉘앙스를 계속 풍겼고 결국 승낙해줬다.

얼른 이거저거 챙겨서 후루룩 나와 머리를 자르고, 근처 파이브가이즈에서 점심 겟!

인스턴트 뭐 다 몸에 안좋은거 알지만.. 안먹는것보단 낫다고 생각해서 일단 맛있게 먹었다.

집에 돌아오니 그대로 기절.. 난 뭘하겠어, 공부하기로 마음먹고 책도 빌리고 계획은 이상적으로 수립했으나

아직 끝을 보지 못한 위쳐3이 날 부르고 있어서 얼른 마무리 해줄 생각에 게임기를 집어들었다.

 

저녁엔 사실 테니스를 치러 가기로 했기에 와잎을 놔두고 혼자 나왔다.

용품을 좀 사려고 decathlon을 가고 있는데 비가 살살 내릴 낌새를 보였고 한참 매장에서 물건을 고르고 있으니

취소됐다는 연락을 받았다. 어쩔 수없지, 저녁거리를 사서 돌아가자 싶어 돈돈돈키로 고고.

평소 좋아하신 음식들을 집어들고 가려고 하는데 이제 비닐봉지를 주지 않는다고 저 노란봉투를 사라고 했다.

막상 사서 담고보니 균형이 맞지 않아 내용물을 쏟을 것만 같았다. 균형을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과일 두개를 샀다. 메론은 지난번 먹었던 비싼 메론을 샀는데 멍청하게도 다른 무게추로 파인애플을 사버렸다..

임산부한테 파인애플이 안좋다는걸 분명 알고 있었는데 진짜 왜 손이 갔는지 참... 어쨌거나 무게추를 맞춰서 무사히 집에 올 수 있었다.

아참, 저녁거리를 사고 집에 가려고 올라오는 길에 생각해보니 근처에 한인마트가 있는 게 생각났다.

무심결에 들어가 와잎님이 계속 먹고싶다고 하던 멸치가 있는지 찾아봤더니 있어서 하나 집어왔다. 내일 해줘야지.

집에 도착하자마자 과일이랑 저녁거리를 꺼내면서 먼저 먹으라 하고 못보는 새 멸치는 냉장고에 숨겼다.

 

 

D+65 (2.16 일)

 

가볍게 청소와 아침운동을 끝내고 돌아오니, 겨우 잠에서 깨어 빈백에 누워있는 그녀를 이끌고

장을 보러 다녀왔다. 강쥐쓰와 같이 나가 산책을 겸해 시키고 싶었으나, 돌아올 땐 버스를 타야했기에

둘이서 쏠랑 다녀올 요량이었다. 떡볶이가 먹고싶다던 그녀의 의견을 반영하여 떡볶이 재료를 사고

사과를 사고 그릭요거트 만들 겸 요거트를 사고 버스를 타고 돌아왔다.

이 작은 이동조차 힘들어하는 그녀. 원래부터 체력이 없던 탓일지 아님 아이의 영향일지..

 

집에 돌아와서는 똑같았다. 요리를 해먹고 설거지를 하고.. 떡복이를 해먹었다.

그리고 이상하게 배가 고파서 베이글 반쪽에 베이컨/파/크림치즈 섞은 걸 발라먹었는데

혈당이 스파이크를 쳤는지 두시간 반을 내리 자고 지금 눈을 떴다... 하루를 날린 느낌...

어쩌겠나 쌓인 피로 풀었다고 생각해야지.. 

 

아 오늘은 그래도 특별히 와잎님을 생각해서 멸치볶음을 만들었다.

2주 정도 된 것 같은데, 갑자기 어머님표 멸치볶음이 먹고싶다고 계속 얘기하는거 아닌가.

어쩌겠어 써프라이즈로 만들어 줘야지. 어머님께 레시피를 물어보려다, 먼가 너무 복잡하고

난이도가 올라갈 것만 같아서 구글링을 통해 레시피는 습득하고 부족한 재료를 사기 위해

아침운동 후 돌아오늘 길에 마트에 들렸는데 아무것도 없다.. 한인마트에 갔어야 했던 거다..

 

대충 인터넷 검색으로 미림 정도 확보하고 멸치볶음을 시작. 과정은 험난했으나 완성된 건 꽤나 그럴싸했다.

이런 스트레스 때문에 잠에 들었던 걸까? 왜 기절했을까 의문은 풀리지 않았다.

바삭함을 위해 한번 구웠다 / 간장을 살짝 태우는데 사방에 튀었다 / 완성된 멸치볶음 생각보다 맛있다

 

이젠 저녁거리를 고민하다 먹고 또 기절해서 잠들 것 같다.

그녀는 또 실컷 티비 시청을 하더니 장장 네시간을 내리 보고 지쳐 쓰러지셨다..

저녁 뭐먹을지 물어봐도 대답도 없고.. 혼나기 전에 말을 아끼고 생각을 환기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