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일지) 임신 12주차 1일 와이프 케어(NIPT 검사) 10. D+51(2025.2.2) 부지런함이 중요하다.
남편일지) 임신 12주차 1일 와이프 케어 10. D+51(2025.2.2) 부지런함이 중요하다.
세줄요약:
1. 감각이 무뎌져서 아무렇지 않아졌다.
2. 그렇다 한들, 그렇지 않아야 한다.
3. 다음주 부턴 좋아자길 바래본다.
D+43(1.25 토)
뭐든지 부지런해야 한다. 어떻게 매일 기록하고, 사진과 글을 남기고 꾸준히 기록을 할 수 있는걸까?
일주일이 지나서야 다시 한번 기억을 상기하면서 기록을 남겨본다. 그나마 한장씩 남겨둔 사진을 보면서
기억을 되짚어 본다.
와잎님의 약이 다 떨어져가던터라, 늦지않게 준비하기 위해 아침부터 병원으로 향했다.
복용하고 있던 디클랙틴이 재고가 없어서 다른 약을 처방해주셨다. 이 약은 기존 먹던것과 같은 성분이나
들어간 함량이 차이가 난다고 설명해주셨다. 최대 4정까지 복용하던 디클랙틴이 바뀐 약재로는
하루 최대 2정.(함량 두배 > 가격은 싸짐) 이름은 본제스타(??) 아무튼 이걸로 한달은 안심이다..!
다음 병원은 2월말로 일정을 잡았기에 한달 분량을 구매하면서 내적 눈물이 흘렀다.(가격)
병원 볼일을 신속히 마치고 통신사에 볼일이 있어 가려고 했으나 그녀가 친히 함께 해주신다고 했다.
감사하여라..! 근데 그녀의 컨디션이 걱정됐다. 행여 급속도로 나빠지진 않을지...
통신사 도착. 한시간 가량 기다려 상담원과 상담. 결국 상담 실패했고 재방문이 필요하단다..하..
생각보다 길어진 대기시간에 점심시간이 얼추 지나가려해 얼른 식당을 찾았다. 다행히
쌀국수가 먹고싶다는 그녀. 얼른 근처 국수집을 들어갔고 그녀만 쌀국수를 시켜 먹었다.
사실 직전 통신사에서 볼일을 볼 때 너무 어이가 없고 화가나 밥 먹을 기운이 없었... 미안해..
그래도 그녀를 위해 주문해뒀던 빈백이 도착해서 얼른 가서 만들고 눕혀볼 생각을 하며 잊었다.
빈백도 스토리가 있는게.. 가격이 비싸길래 나도 모르게 당연히 빈이 들어있는 거라 생각하고
주문을 했는데.. 아니왠걸 받아보니 커버만 도착했다.. 커버만 이 가격이라... 후... 그렇구나.
주문확인을 해보니 cover only,,, 이걸 왜 놓쳤지? 아무튼 받자마자 빈을 주문했고 그게
오늘 도착했던 것이었다. 얼른 채우자.
채우고 보니.. 사이즈 미스. 왜이렇게 큰거지? 거실 쇼파 절반 만했다. 뭐 어때 이사갈건데 곧..
거실 큰 곳으로 가야하려나... 하.. 생각이 많아졌다.
(모습이 웃겨서 누워있는 사진은 올리지 못하겠으나 나름 편하게 쓰시는 것 같아 만족스럽긴 하다.)
D+44 ~ D+48 (~1.30 목)
무난무난한 날들의 연속이다. 다행이라고 생각해야 하나.
아침, 점심, 저녁 먹을때까진 괜찮다가, 잠들때만 되면 화장실을 겨냥하고 있다.
그래도 몸무게는 점점 늘고 있다. 이것도 체크하려고 엑셀까지 만들었으나.. 첫 2주정도
작성하다 그만뒀다. 부지런함이란 뭘까...
한국과 달리 현지에서는 수, 목만 휴일이었기에 월화는 출근하고 평범한 나날을 보냈고
수, 목 역시 평소의 주말과 같은 이틀을 보냈다.
D+49 (1.31 금)
나름 중요한 날이었다. 와잎님이 NIPT를 하고 온 날.
검사 전날인 목요일 저녁, 우리 둘은 많은 얘기를 나눴다. 니프트 검사를 해야하나,
한다면 어떤 종류(싱가폴에선 검사 종류에 따라 가격이 달랐다)를 선택할지 등을 고민했다.
검사를 하고 결과가 안좋다면 어떻게 할래? 그럼 안하는게 좋을까? 너무 많은, 답없는 고민만 수차례
결국 기본형만 진행하는 걸로 둘이서 합의를 봤다.
(기본형은 대략 900불, 좀더 상세하게 유전자 검사를 진행하는 건 1300불이었나..)
피를 엄청나게 뽑을테니 아침, 점심을 꼭 챙겨먹고 오라는 병원쌤의 당부에
출근하고나서 와잎님을 깨우면서 아침을 먹으라 강요(?)하고, 점심을 먹으라고 계속 압박을 가했으나
사과 몇조각, 주문실패로 몇 숟갈 먹지도 못한 바쿠테만 먹고 병원을 다녀오셨다.
생각보다 괜찮은 컨디션으로 병원을 다녀오셨고, 퇴근시간에 맞춰 중식을 배달시켰다.
D+50 ~ D+51 (~2.2 일)
특별한 이벤트가 없는 나날들. 무소식이 희소식이라고 했던가.
이번 주말도 무난히 보낸 것 같다. 어제는 와잎님이 갑자기 멜론이 먹고싶다고 하시면서 동네 과일집에서 멜론을 사오셨는데
정말 맛있었다. 4만원짜리였으니까.. 포장도 이쁘고 리본도 이쁘고 맛도 이뻤다. 가격만 못났다.
오늘 아침 근처를 지나다 나도 들려보니 바로 옆엔 7만원짜리 메론이 있었다. 와잎님의 깊은 배려심에 감사함을 느꼈다.
와잎님의 컨디션에 따라 행동반경이 결정되다 보니, 나의 움직임도 매우 제한적이다.
가끔 장도 볼겸 마트까지 뛰어가거나 헬스장에 가거나, 혹은 같이 수영을 하거나..!
주말마다 한번씩 수영하러 갈래? 하고 제안을 해보고 있으나 성공확률은 30%미만인 것 같다.
어제, 오늘도 제안했으나 결국 실패. 혼자 헬스장에가 열심히 불태웠다.
좀전 저녁은 어떤걸 먹을까 고민하다 빈백에서 자고있던 와잎님을 슬며시 깨우며 물어봤다.
돼지고기 김치찜을 해먹자는 제안. 몇주전 그녀가 담궜던 김치가 너무나 잘 익어 있었고 어제 사둔 삼겹살로
내가 요리를 시작했다. 어려울 건 없었다. 레시피는 검색 뚝딱으로 금방 찾을 수 있으니까.
그녀를 괴롭히지 않기 위해 혼자서 뚝딱 요리 완성. 너무 만족해 하는 와잎님을 보니 기분이 좋았다.
새해 다짐처럼 시작한 블로그를 써내려 간지 대략 한달 정도 지났다.
돌이켜 보니, 열심히 쓴 척만 했지 초등학교 방학 숙제마냥 억지 일기를 쓴 것만 같은 후회가 조금 들었다.
그래도 나중에 돌이켜 보면 이 글들이 조금이나마 기억속에서 흐려지지 않고 선명한 기록이 되어 남아있지 않을까 생각하며
둘 사이 발생한 이벤트 중심으로 기록을 이어가야겠다고 생각했다.
12주가 입덧의 피크라고 하던데 앞으로는 조금더 많은걸 같이 할 수 있으면 좋겠다.
혹시 12주가 피크가 아니라면, 안된다.